The Hacker Way: 해커들의 방식으로…

우리는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와 경영방식을 계발해 왔으며, 우리는 이를 해커웨이(Hacker Way)라고 부릅니다. – 마크 주커버그

총 52개의 해커톤, 5700명의 참석자, 1000개의 프로젝트, 그리고 1개의 기업

말하자면 앞서 설명한 수식어는 이 1개 기업이 도출해낸 결과물입니다. 그들이 만든 ‘부트 캠프’에서 레드불과 샌드위치, 피자를 들이부으며 장장 48시간에 이르는 ‘아이디어 마라톤’을 달리고 나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놀랄 만큼 멋진 하나의 프로젝트를 달성하게 됩니다.

이 1개의 기업은 바로 벤처 기업 육성 기업인 ‘이마구루’이며, 그리고 그들이 개최한 해커톤의 이야기입니다.

2018년 10월 26일, 서울에서 해커톤이 열리다

강남역 테헤란로의 금요일 저녁은 평소에도 사람의 왕래가 많은 곳입니다.
게다가 이날은 가을비 치고 유례없이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래서인지 공유오피스 기업 마이워크스페이스에 입주한 기업들도 일찍 자리를 비웠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전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채웠습니다. 편안한 후드티 차림의 청년들은 각각 핫데스크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자신의 랩탑을 설치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생소한 광경일지 모르지만, 대부분인 프로그래머인 이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광경입니다.

말하자면 이 사람들은 마이워크스페이스에서 열린 해커톤에 참여하기 위해 먼 나라에서 날아온 프로그래머들과 블록체인 관계자였던 셈입니다.

해커톤이 대체 뭐지?

사실 해커톤이라는 단어는 들어본 사람이 많지만, 정확한 뜻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면서 여기저기에서 많이 언급되는데, 대체 무슨 뜻일까요?

먼저 해커톤은 이름처럼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입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기획자, 마케터 등이 모여 ‘마라톤 하듯’ 쉬지 않고 아이디어를 낸 뒤 이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만드는 행사죠.

여기서 중요한 건 아이디어의 발단에서부터 구현까지 모두 제한된 시간 안에, 행사가 끝날 때까지 완료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디어만 내놓고 구현은 알아서 하는 거면 그냥 밤샘회의

이 해커톤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IT기업의 선두에 있는 페이스북입니다. 도입에서 언급한 것처럼 마크 주커버그가 ‘해킹’이라는 개념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입니다(사실 우리가 아는 나쁜 의미의 해킹은 정확히 말해 ‘크래킹’이고, 해킹은 난이도 높은 프로그래밍이나 그를 구축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주커버그는 그래서 이 해커톤을 정기적으로 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6주에 한 번씩(!) 직원들을 쥐어짜는데, 그도 그럴 게 이 해커톤에서 우리가 아는 ‘좋아요(Like)’ 버튼, 타임라인, 동영상 등의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하네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해커톤의 개념이 주목받으면서 삼성, 네이버 등의 유명 기업에서도 정기적으로 해커톤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에서도 해커톤의 개념을 차용한 밤샘 회의를 진행했다고도 하죠.

새 시대를 위한, 블록체인을 위한 해커톤

그렇다면 2018년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마이워크스페이스에서 진행된 ‘블록체인톤’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 ‘블록체인톤’은 해외의 전문 해커톤 조직이 주관한 최초의 국내 블록체인 해커톤이었습니다. 덕분에 국내외 블록체인 전문가 및 개발자, 스타트업 및 IT기업이 해외의 전문적인 멘토를 만날 수 있었죠.

금요일 개회식 후 본격적인 해커톤은 토, 일 2일동안 진행되었습니다. 하루는 이런 흐름으로 진행되었죠.

9시 기상 → 11시 모니터링 세션 → 12시 마스터클래스 → 4시 경 다시 한 번 모니터링 → 저녁

이런 식의 하루를 금요일, 토요일 두 번 진행했습니다. 말만 들어도 힘든 이 행사를(….) 사람들은 어쩌다 참가하게 된 걸까요?

현재 국내에서 생겨나는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은 적게 잡아도 수십 개에 이릅니다. 비트코인 광풍이 걷힌 다음에야 사람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로 블록체인을 잘 파악하고 있을까요? 

그래서 답보 상태에 부딪친 기업들에게 이 ‘블록체인톤’은 새로운 교류의 장을 열어주는 돌파구가 되었을 겁니다. 이를 위해 많은 기업이 비즈니스 파트너로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파트너로 참석한 IE 비즈니스 스쿨, 액셀러레이터 ‘뱅가드 스퀘어’ 등이 그들이었죠. 해외의 블록체인 동향을 파악하기 쉬웠을 겁니다.

After party : 마라톤의 끝에 보인 것은

구글의 최고 인적 자원 책임자 라즐로 복은 자신의 책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에서 이렇게 주장한 바 있습니다. “성공한 사람 뿐만 아니라, 실패한 사람에게도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하지만 해커톤에서는 이 말조차 너무 성과주의적입니다. 아마 이렇게 바꿔야 맞을 듯 싶습니다.

성과가 있건 없건, 여기까지 달린 당신에게는 성과가 주어져야 한다. 적어도 훌륭한 음식은 주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말대로, 블록체인톤의 폐회식은 화려한 네트워크 파티와 맛있는 음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폐회식은 10월 28일 일요일 오후 5시부터 마이워크스페이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개회식과 같은 자리에서 진행되었죠.

추적추적 비가 오던 날씨도 말끔히 갰고, 사람들은 그새 더 추레해져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개운했습니다. 그들은 3일 간 느낀 바를 프레젠테이션으로 깔끔하게 정리해 왔죠.

3일 간의 해커톤, 참가한 사람들은 무엇을 깨달았을까요? 블록체인에 대한 새로운 지식? 말 잘 통하는 외국인 친구?

뭐가 됐든, 3일 전의 자신보다는 한 걸음 더 나아진 사람이 됐을 겁니다. 마라톤이라는 것은 그렇습니다. 이전의 사람과 이후의 사람이 결코 같은 사람일 수 없도록 만드는, 지식과 도전으로 가득찬 마라톤이 바로 해커톤인 것입니다.